■ 앞뒤에서 누가 잘해줬으면 좋겠는지?
"제일 기대되는 후배들이 있다. 작년에 군대에서 제대한 전준우와 인기가 많은 손아섭이 제 앞에 있을 꺼 같다. 두명이 잘해주었으면 좋겠고, 제 뒤로는 강민호와 제 친구인 최준석이 뒤를 받쳐 도움을 많이 받을 꺼 같다. 서로서로 돕다보면 팀성적도 더 올라갈 꺼라 생각하고, 좀 더 선수들과 많이 노력해서 같이 윈윈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도록 하겠다."
(사진) = 이대호에게 유니폼을 입혀주는 김창락 롯데 자이언트 대표이사 / ⓒ 이대웅 기자
■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그동안 자리를 비운 KBO리그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는지?
"외국에 있는 동안 KBO리그를 많이 지켜봤고, 특히 롯데 경기를 많이 봤다. 후배들이 야구하는 것과 롯데가 아쉽게 지는 경기도 봤고, 꾸준히 KBO리그를 지켜보았기 때문에 5년동안 자리를 비웠다는 건 별로 의미가 없을 꺼 같다. 새로운 투수들과 다시 만나야하는데 비디오를 많이 보고 분석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과 견해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었다. 처음 갔을 때는 보장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몸 만들기를 빨리 시작한 것이 후반에 안 좋았던 걸로 생각한다. 제가 10년동안 몸을 만드는 시기를 개막전에 맞춰서 했다. 미국에 갔을 경우에는 1월달부터 몸을 만들어 2월 시범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했기 때문에 일찍 몸을 만든 것이 마지막에 안 좋았던 것 같다. 이제는 4월달에 몸을 맞춰야 하는데, 개막전부터 잘할 수 있도록 그런 실패는 다시 안 하도록 하겠다."
(사진) = 김창락 롯데 자이언트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는 이대호 / ⓒ 이대웅 기자
■ 입단이 확정되고 아내와 영상 통화를 하면서 많이 울었다고 했는데?
"일단 힘들었던 것이 생각 났다. 운동도 힘들었지만 일단 집을 떠나면 고생이지 않냐? 외국에서 적응해 나가는 게 재미도 있었고, 보람도 느꼈다 생각되는데 막상 돌아보면 좋은 의미에서 눈물을 흘린 거 같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안좋은 것은 아닌데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눈물을 보였던 것이 남편으로서 미안했다."
■ 마산지역의 NC와 어떤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지?
"작년에 롯데가 NC한데 안 좋았던 건 알고 있었고, 올해는 작년처럼 지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NC는 지역 라이벌이라 어떻게 해서든 이길 수 있게 준비를 해야할 것 같고, 마산 창원에 있는 롯데팬들 많이 있다. NC가 분명 잘하는 팀이지만 저희 롯데 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NC의 야구장이 아닌 롯데의 야구장이 될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하겠다."
(사진) = 왼쪽부터 김창락 대표이사, 이대호, 이윤원 단장 / ⓒ 이대웅 기자
■ 올 시즌 구체적인 성적이나 목표가 있다면?
"개인 성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팀이 5강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승이 쌓이는 거고, 선수들도 노력하다 보면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 함께 올라갈 거다. 일단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게 중요한 거 같고, 뭔가 달라지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제가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해서 준비를 잘하겠다."
■ 2001년 신인으로 입단했을 당시와 지금의 느낌을 비교해보면 어떤지?
"2001년도는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아무 것도 모를 때고, 야구만 하면 되는 시기였다. 지금은 야구뿐만아니라 팬들도 신경 써야하고, 구단도 신경 써야해서 머리가 많이 아프다.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쫌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다. 제가 5년동안 외국에 나가서 열심히 했던 건 당연한거고, 즐겁게 웃으면서 야구를 하니깐 성적이 잘나왔던 거 같다. 팀이 연패에 빠질 수 있지만 또 연승을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야구장에서 많이 웃고, 팬들과 같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진) = 기자회견 중 환하게 웃고 있는 이대호 / ⓒ 이대웅 기자
■ 조원우 감독이 주장으로 낙점했는데 주장으로서 어떻게 후배들을 이끌어 나갈지?
"제가 원래 롯데에 있을 때 무서운 선배 였다. 그땐 무서운 선배였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해서 무서움 보단 부드러운 선배가 되고 싶다. 후배들이 자신감을 얻어 더 잘할 수 있도록 칭찬을 많이 할 생각이다. 강민호와 손아섭이 아직도 나를 무서워하는데 이제는 나보다 더 큰 스타가 될 선수들이고, 뭐라 한다고 해서 들을 나이도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부드럽게 다가가면 후배들도 잘따라 올 거라고 믿는다."
■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해봤는데 한미일 야구를 짧게 비교해 본다면?
"미국 야구는 투수들의 스피드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변화구 승부가 별로 없었다. 보통 기본이 155km, 160km다 보니 힘으로 누르는 투수가 많았다. 일본은 볼 속도가 150km에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가 많았다. 때문에 미국 야구보다 일본 야구가 더 어려웠던거 같다. 한국 야구는 제구력과 변화구가 많이 좋아졌지만 스피드가 미국 야구나 일본 야구보다 떨어지는 감이 있다. 변화구를 어떻게 잘 치느냐에 따라서 성적이 나올꺼 같다. 저도 새로운 도전 같다. 연구를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사진) =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이대호 / ⓒ 이대웅 기자
■ 이승엽 선수가 이번에 은퇴를 한다. 1루수 골든글러브를 경쟁할 수 있는데 누가 받을 것 같은지?
"이승엽 선배가 은퇴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아쉽다. 제가 존경하는 선배지만 은퇴하는데 골든글러브를 받고 은퇴하면 안되지 않겠냐? 후배들이 받을 수 있는 게 더 좋은 모습인 것 같다. 이승엽 선배도 후배들이 받는걸 원할 것 같다. 성적도 좋은데 선배가 은퇴하는게 아쉬움이 있다."
■ 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먼저 롯데 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팀에 먼저 적응하는게 중요하다. 롯데에서 주장을 맡게 되어 팀에 적응을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김인식 감독에게 전화로 말씀드렸고, 감독님도 흔쾌히 승락을 해주셨다. 배려해준 만큼 몸을 다시 잘 만들어야 하는게 제가 해야할 일인 것 같다."
(사진) =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대호 / ⓒ 이대웅 기자
■ 주장을 맡았는데 올해 롯데에서 어떤 선수가 키플레이어라 생각하는지?
"일단 제가 제일 잘해야 하지 않겠냐? 제가 중심을 잡아야 후배들도 따라올 꺼라 생각하고, 남들보다 2배로 운동해서 중심을 잡아야 할 것 같다."
■ 2010년 연봉조정 과정에서 구단하고 갈등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돌아오면서 그때의 감회가 있는지?
"연봉조정 신청을 안하면은 제가 구단하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마찰 빚기 싫었다. 당시 연봉조정에서 지고 깨끗하게 승복했다. 그것 때문에 구단하고 안좋은 감정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연봉조정 신청은 잘한거 같다. 져서 아쉬울 뿐이지 거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사진) = 입단식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대호 / ⓒ 이대웅 기자
■ 3년전 WBC 예선에서 탈락한 아픔이 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꺼라고 보는지?
"대표팀을 하다보면 성적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대표팀이 힘든 것은 항상 성적이 나와야 한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은 나라를 위해 뛴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런데 성적이 안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열심히 하는 만큼 다른 나라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정말 운도 좋아야 하고 진짜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팬들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정말 그것 때문에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미국이나 일본은 즐기면서 야구를 하는데 우리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성적이 안나는 것에 대해 후배들에게 연연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성적보다는 우리가 열심히 준비를 잘해서 대회에 나갔다는 것에 칭찬해주고 박수를 쳐줬으면 좋겠다."
(취재) = 이대웅 기자 goglglg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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