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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아름다운 예술여행, ‘패상의 가을’
패상의 가을은 눈물이 핑 돌만큼 아름답다.
물론 우리들은 이 몽골가을의 아름다움을 한껏 즐기지는 못했다. 불과 4일간의 짧은 여행이었고 가던 날 부터 짙은 재 빛 하늘에 아스라한 운무가 시야를 흐릿하게 하여 쨍한 기운을 느낄 수 없었고 더구나 곧 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채색의 가라앉은 운무는 형형색색의 단풍들을 우중충한 공해덩어리같이 보이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무채색의 로우키한 분위기도 사진엔 의외로 좋은 작품의 모티브가 될 수도 있기에 상상 속으로 아름다움을 그리며 열심히 스케치를 하였다.
후둑후둑 떨어지던 빗방울은 고대 진눈깨비로 둔갑을 하였다.
밤새 하얀 설경을 연출하였다. 물론 눈의 양이 적어 아름다운 설화는 피지 못했고 눈발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내려 무채색의 설경에 만족해야만 되었다.
4일의 짧은 여정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었던 셈이다.
계속되는 흐린 날씨와 눈발에 기분은 갈아 앉았지만 다양한 작품이 계속 연출되고 있었고 가을과 겨울을 동시에 카메라에 담은 우리들에게 이러한 날씨는 오히려 크나큰 행운이라고 믿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이제 새벽을 촬영하고 아침을 먹고 천진으로 출발해야만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탈수 있었다. 4일간 계속되던 칙칙한 날씨는 마지막 날 새벽까지도 그칠 기미가 없이 오히려 더욱 눈발이 거세지고 있었다. 휘날리는 눈발 속에서 왕따 나무에 조명을 하고 말을 배치하니 작품이 아주 좋다.
갑자기 하늘이 휘붐하니 밝아지면서 구름이 뭉실뭉실 일어난다. 아 재 빛 하늘에 구름이....
갑자기 동녘하늘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우리들을 태운 10대의 찝차가 질주를 하였다.
호수! 붉은 하늘이 면경 같은 물위에 붉은 기운을 드리우고 그 물속을 말들이 첨벙 뛰어들었다. 체감온도 영하8도의 차가운 강가의 새벽이었다.
첨벙첨벙, 철컥 철컥, 촤르르.... 고요한 몽골의 대초원에 말들의 거친 숨소리와 카메라의 셔터소리가 기막히게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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