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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가 선물한 추상적인 美, 우리들의 아름다운 중국여행
말들을 동원하고 호숫가에 다다랐는데 우중충한 날씨에 시야가 흐릿하다. 동명성왕이 부여에서 도망쳐 호숫가에 이르러 탄식하던 때와 같은 기분이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 호수의 신 하백의 손자임을 밝히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자 신은 무수한 거북이와 물고기들을 모아 다리를 놓아 무사히 호수를 건너 도망치게 만들어 준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신의 손자이니 그렇다 치고 나는 0도 아니니 하늘을 5박6일 우러러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내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떼들이 갑자기 질주를 한다. 호수의 용 하백이 용틀임을 시작한 것 같은 일진광풍이 일며 무수한 물보라가 일어난다.
그냥 찍어봐야 그저 그럴 것이 분명할 터 무언가 색다른 방법이 없을까?
“블러의 美學”
카메라엔 셔터속도란 놈이 있어 저속과 고속을 골라 쓰는 재미가 있다. 고속셔터는 모든 것을 얼음처럼 정지시키는 마력이 있지만 저속셔터는 고무줄처럼 동체를 늘려주어 아주 색다른 형상을 만들어낸다.
아마도 1/4에서 1/30초 가량의 셔터속도를 사용한 것으로 기억된다.
추상적이면서 색다른 아방가르드한 작품들이 만들어 졌다. 마구 마구 누른 수많은 장면 하나하나가 다 아까워 버릴 수가 없다.
싸구려 카메라에 마구잡이 싸구려 렌즈다 보니 날카롭고 예리한 맛은 없지만 추상적인 작품이라면 렌즈의 해상도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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