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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냄새를 맡아라. 김가중식 포토샵 내몽골 패상 작업하기 연재2.
내몽골 패상원정 작품들의 압권은 아무래도 겨울로 가는 마차일 것이다.
눈이 내리는 아득한 들판을 덜커덩거리는 마차가 멀어져 간다. 운치 있는 자작나무들이 휘날리는 눈보라 속에 여기저기 서있는 광경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차라리 을씨년스러움이다. 이 광경에 바알간 나신을 드러낸 야나의 연기는 그 어떤 어휘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미의 극치다.
그 마차는 우리들의 안내인들이 누드연출을 위하여 빌려두었고 그 시간 그 들판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마차가 있는 들판은 아주 가까웠다.
하지만 나의 코에선 그 어떤 냄새가 나고 있었다.
“저기 보이는 산자락 아래로 가봅시다.”
안내인에게 부탁을 하자 난색을 표한다. 마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저 산 밑까지 간다는 것은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나의 고집에 긴 차량들의 행렬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줄줄이 달려갔다. 따라오는 다른 차량들은 왜 선두차량이 엉뚱한 곳으로 마구 달려가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나의 냄새 때문에 목적지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산자락 아래엔 과연 별천지가 있었다. 널따란 분지에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무들! 그 나무들은 적당히 아름다웠고 아주 사진적으로 알맞게 배치되어 있었다. 촬영할만한 위치도 적절한 높이에서 내려다 보여 어느 각도로 카메라를 겨누어도 구성이 뛰어난 수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더구나 이곳만큼은 유독 눈이 많이 내려 온천지가 하얀 설국이었다. 금상첨화는 새록새록 내리고 있는 눈발들이 아스라한 파스팩티브를 형성하여 최고의 설경이 연출되고 있는 점이었다. 단 한 가지 말떼들이 없이 빈 들판인 점이 아쉬움이지만 나의 뇌리엔 이미 수많은 말떼 소떼 양떼들이 배회하고 있었다. 야나의 아름다운 나신도 얼마든지 그려낼 수 있다.
눈이 없는 따뜻한 남쪽 나라의 한 작가님이 다가와 조용히 속삭인다.
“보여요”
“그래요 보이죠. 바로 이 냄새를 멀리서도 맡았어요. 안내인이 안 된다고 했지만 제가 우겨서 이 아름다운 사진적 낙원을 찾아냈지요.”
사진가는 냄새를 맡을 줄 알아야 된다.
얼마 전에 서울 용마랜드에서 누드페인팅 퍼포먼스를 연출했는데 엉성한 연출 중에도 아주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한 작가님을 만났다. 필자가 감탄을 하자 그가 말했다.
“사진가는 미리 볼 줄 알아야 된다. 다음순간에 어떤 상황이 전개될는지 예측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고
동아일보 김녕만 기자는 클린턴의 손에 쥐어준 백남준의 성기를 촬영하여 일약 스타기자가 되었는데 세기의 대 예술가 백남준이 백악관에 들어서자 클린턴이 달려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클린턴에게 백남준이 내민 것은 자신의 손이 아니라 성기였다.
김녕만 기자는 백남준이 무언가 짓거리(퍼포먼스)를 할 것을 본능적으로 예감했고 그의 손이 바지춤으로 행하는 것을 보고 하체에 초점과 구도를 잡고 기다렸다. 과연 세기의 대 퍼포먼스가 진행되었고 김 기자는 특종을 잡았다. 그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르위스키 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발각되어 온 세계가 시끌벅적 할 때였다.
사진가는 냄새를 맡을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은 필자의 신념이다.
* 이 글은 중국사진예술여행 책 내는데 사용될 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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