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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10도, 똥물 뒤집어 쓴 이야기
요즈음 매일 정화조 물을 퍼 다가 밭에다 부어주고 있다. 특히 지난10월 내몽골 패상여행 이후 더욱 심하게 이 일을 하는데 패상에서 워낙 잘 먹여 몸무게가 불었기 때문이다.
이 일은 1석 3조의 이득이 있다. 장대에 바가지를 매단 전통적인 똥바가지로 우물같이 깊은 통속을 퍼내다 보면 허리운동에 최고다. 대략 20L 들이 20통을 퍼내는데 한통에 4~5바가지가 들어가니 약 100여회정도 허리운동이 되고 밭으로 이를 들고 가서 부어주는데 팔 근육운동 다리근육운동이 엄청나게 된다.
육체적인 운동 외에 이 거름을 먹은 호박 오이 고추 같은 농작물들은 여름 내내 주렁주렁 달려 나의 심신을 최고조의 컨디션 상태로 고조시켜준다.
또한 정화조물이 그대로 하수로 흘러 내려가면 지구환경에 좋을 리 없다. 그런데 땅에다 끼얹으면 불과 2~5일이면 완전히 자연 정화되어 식물에게 최고의 영양식이 된다. 특히 감나무나 살구나무에겐 이 보다 더 좋은 거름은 없다.
이와 같이 나의 하루 1시간정도의 노동(여름엔 3시간)엔 여러 가지 꿍꿍이속을 내포하고 있는데 아내는 이런 나의 신선이 되는 행위를 무지막지하게 싫어해 무지막지한 잔소리를 아침마다 무지막지하게 퍼붓는다.
그런데 엊그제(12월6일) 우리 동네에 무지막지하게 폭설이 내렸다.
*마침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퇴근하여 정릉천변길에서 몇 컷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 참조
마당에 쌓인 눈을 고대 녹으리라 믿고 치우지 않았는데 오늘아침 갑자기 영하10도(서울지역 -7도지만 여긴 산속이라 2~5도가량 기온차가 남)정도로 강추위가 와서 얼어붙고 말았다.
이른 아침, 겨우내 퍼낸 덕분에 정화조가 드디어 바닥을 쳐 내용물이 아스팔트 같이 검고 껄쭉하게 바뀌어 이를 호박구덩이와 오이 구덩이에 부어주면 최고의 거름이 될 것 같아 통마다 가득 채워 들고 마당으로 내려서는데 아뿔싸 얼어붙은 눈덩이에 미끄덩...
쿠당탕! 철퍼덕! 무슨 소리인지 자세한 기억은 없는데 시커먼 것들이 새파란 하늘로 새떼같이 날아오르더니 폼페이의 베수비오 화산재처럼 나의 온몸을 뒤집어씌우고 말았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첫 번째 퍼낸 오물통이라 미쳐 사태를 인식도 못하고 멍하니 자빠져 있었는데 정작 크나큰 사단은 호박구덩이에 설거지 찌꺼기를 버리고 오던 아내가 양재기를 든 채 이 광경을 목도하고 만 것이다. 넘어진 채로 눈치를 살살 보고 있었는데 “당신....”
똥통에 빠지면 재수가 좋다는 말은 정말인가보다. 아내가 째려보기만 할뿐 더 이상 아무 소리를 안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오늘 복권 사러 가야 될 것 같다.
* 추신
아침마다 하는 이정도 운동으론 택도 없이 모자라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 15~20회를 더 하고 대학로 사무실까지 왕복으로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덤으로 인사동에 전시회 행사 취재 갈 때 또 걸어간다. 북한산 우리 집에서 대학로 사무실까지는 대략 4km 정도 되므로 왕복 8km 를 거의 매일 걷는 편이다.
키는 162. 몸무게는 52인데 내몽골 패상 다녀온 후 55kg에서 요지부동이다. 허리둘레는 28인치이고 이는 아내와 같은 바지를 입어도 될 정도다.
밥은 하루 작은 한 공기 정도를 세끼에 나눠먹고 집에서 나는 야채로 허기를 때운다. 고기는 조금씩 자주 먹고 견과루 과일 우유 한잔정도를 매일 먹는다.
나이는 60대 중반인데 산을 타도 숨도 안차고 거의 20대와 같이 달려도 뒤쳐지지 않는다. 지난 5~6년간 건강 검진시 모든 항목이 다 정상이다. 아픈 곳은 한군데도 없고 별도로 먹는 약은 전혀 없고 겨울에만 비타민 C를 하루 한 알 정도 먹는다.
지론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 라는 지극히 간단한 원칙을 중시한다.
안 먹으려고 애쓰는 것은 밥과 소금, 단 것이고 많이 먹으려고 애쓰는 것은 야채와 맹물이다. 특히 음식은 맛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 몸에 이로운 것인가만 참고 한다. 거칠고 천하게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고 남들이 맛없어 버리는 부위를 즐겨 먹는다.
쓰고 떫고 거칠고 질긴 것을 매우 즐긴다.
오는 19일 건강검진을 받는데 또 모든 것이 정상이면 “김가중 건강법”이란 이론을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하여 몇 년 전부터 벗은 몸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두고 있는데 최근에 와서 체형이 더욱 아름답게 바뀌었다. 약 5~6년 동안 노력한 결과다.
과거(50대 후반)에 부정맥 지방간 고지혈 혈관성 치매 틱 장애 허리디스크 목 디스크 오십견 아토피와 알레르기로 코와 호흡기 고통을 많이 받았고 눈 정강이 항문 정수리 등을 피가 나도록 긁어도 가려워 잠을 많이 설쳤다. 탈장으로 항문주위에서 피도 많이 났다. 전립선 비대증과 요실금으로 가랑이가 항상 축축했다. 목 과 겨드랑에 쥐젖이 생겨 시큼하고 불쾌한 노인 냄새가 나서 아내가 옆에 오지도 못하게 했다. 구취도 심했다. 특히 소중풍 까지 도달하여 그대로 방치했다면 지금쯤 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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