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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08월07일 00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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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Tranquility)’의 순간을 찾아서

“이 순간의 소리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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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Tranquility)’의 순간을 찾아서

이 순간의 소리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

 

바닷가 갯벌에 가면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보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빠지곤 한다. 지구는 둥글다는데 왜 바닷물은 지구 밖으로 쏟아져나가지않고 지구상에 그대로 머물고 있을까? 바닷물은 왜 간조와 만조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초등학생 같은 의문이다. 바닷물은 급속히 빠지고 빠르게 들어온다. 물 빠진 갯벌은 황량하다. 마치 전쟁이 지나간 후의 폐허같다. 물이 들어오면 다시 갯벌은 바닷물 속으로 숨는다. 물이 들어오는 그 중간과정이 흥미롭다. 서서히 차오르는 갯골. 신비롭기까지 하다.

 

사진은 순간의 포착이지만 그 맥과 끈을 이어주는 예술활동이기도 하다. 세월은 순간순간을 이어주는 끈이다. 순간이 모이면 시간이 되고 기간이 되고 결국 세월이 된다.

사진가들은 바닷가에서 소위 장노출사진이란 걸 찍는다. 카메라를 긴 시간 열어놓아 시간의 흐름을 담아보는 것이다. 밝은 대낮에 카메라를 긴 시간 열어놔도 사진이 노출과다로 날아가지않도록 ND 필터라는 걸 렌즈에 끼우기도 한다. 30, 1시간, 심지어는 수십시간을 계속 카메라를 열어놓는 경우도 있다.

 

세상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순간순간은 생생하지만 거칠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함께 하는 순간이라면 행복하고 부드럽고 감성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체도 깊이 파고들어보면 일일이 신경써야 하는 날카로움이 있는게 사실이다.

장노출 사진을 찍어보면 그 거친 순간들이 우유빛처럼 부드럽고 잔잔해진다. 마치 수묵화를 보는 것처럼 고요하고 몽환적이다. 거친 태풍바다도 장노출의 세계로 들어오면 순한 양처럼 부드러워진다. 아팠던 순간을 잠재우는 세월처럼 말이다. 특히 장노출 이미지를 흑백사진으로 바꿔보면 더욱 그렇다. 흑백이미지는 칼러사진이 근접할 수 없는 무한하고 아늑한 깊이를 느끼게 한다.

 

영국의 세계적인 사진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는 흑백사진을 장노출로 찍는 사진가로 유명하다. 케나의 사진은 세상의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듯한 빛의 독특한 풍경으로 새벽이나 밤 시간에 길게는 10시간에 걸친 장노출로 촬영하기도 한다. 그는 이런 방식의 사진활동을 통하여 고요(Tranquility)’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그는 이 순간의 소리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라고 말한다.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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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식 (lgysy@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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