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제19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천착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동양적인 정서였다.
사실 D70구닥다리 카메라의 위용으론 역동적이고 살 떨리는 장면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탓도 있었다. 활주로에서 비행훈련중인 장면이 끝났을 때 기자의 입에서 나온 농담은 “내 작품의 제목은 비행기 어~업다.” 였다.
우리나라 주력기종인 F16 전투기의 유려한 곡선은 여성적이기도 하였고 남성적이기도 하였다. “뽀조롬한것이 꼭 내거를 모델로 만들었나보구만...” 라고 히히덕거리며 열심히 촬영을 하였다.
씩씩하고 유능한 병사들의 비행기 정비작업은 아름다운 한편의 서사시였다.
온갖 각도에서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었고 한점한점이 다 걸작으로 남을 것이다.
빨간마후라의 전설 제19전투비행단 방문기
빨간 마후라,
블랙 이글.
독수리,
그리고 이번 촬영기간 내내 지겹게 들은 이글루,
나의 뇌리에 각인된 전투 비행단의 이미지들이다.
김한정 작가(한국사진방송 홍보국장)는 근래에 전쟁을 테마로 한 작품에 몰두하고 있었다. 군에 관계되는 사진을 좀 찍고 싶다며 방법을 물어왔고 국회출입기자인 이성녕 조성용 기자를 통하면 국방부와 연결이 될까를 타진하고 있던 터였다. 그때 마침 그 공문이 날아든 것이다.
“국군 촬영대회”
군의 이미지를 국민에게 보다 친근하게 홍보한다는 것이 취지이고 4개팀의 동아리를 선정하여 육 해 공 해병대를 방문 촬영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김한정 기자가 추진위원장이 되어 기획사의 담당자를 만나고, 국방부 대변인을 찾아뵙는 등 발 빠른 행보가 시작되었다.
한편으론 더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된다는 신중론도 대두되었는데, 그 이유는 두어해 전에 해군창설 60주년 기념 국민 초청 행사에 초대한다는 공문을 받고 앞뒤재지 않고 모 대학 총장님을 위시하여 무려 80여분의 명사들을 모셔다가 버스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출발하였는데 천안의 약장사들의 사기극(?)이어서 개망신을 당한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의 행사는 그것은 아니었고, 국방부에서 직접 교육(국방부시계는 돈다. 란 제하의 뉴스 나갔슴)이 진행되었고, 국방부에서 내준 진중 버스를 타고 촬영을 하는 정말 국방부 주최 행사였고 8월 말 경 코엑스에서 전시회까지 연다고 하니 행운을 잡은 것이 분명하다. 주최한 국방부와 주관회사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린다.
촬영해온 작품들이 꽤 많고 근사하여 여러 번에 나누어 연재를 하려고 한다. 연재를 하면서 촬영 시 일어난 이모저모 에피소드를 전해드리기로 하겠다,
계속
전투기의 아름다운 똥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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