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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시공사의 횡포에 조합원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메이저시공사들의 횡포에 재건축조합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시영아파트재건축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고덕시영아파트재건축조합은 작년에 관리처분총회를 마치고 금년 1월 메이저급 시공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근 10년간의 오랜 기다림 끝에 재건축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총회를 마친 조합원들에게 커다란 난관이 닥친 것이다. 시공사와의 공사계약서가 너무나 조합원에게 불리하게 체결된 것이다.
동 조합은 2002년 3월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그 해 5월에 공사가계약서를 체결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시공사와 체결한 공사본계약서를 보고 조합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당초 가계약서와는 전혀 다른 계약서가 체결된 것이다. 당초 시공사는 가계약서의 53개 조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하였는데 금번 본계약서의 내용은 당시 가계약서 내용과는 너무 판이하게 다를 뿐만 아니라 조합원에게만 일방적인 손실만을 강요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약서를 기준으로 물가상승율 등을 적용하면 본계약 시점의 공사단가는 평당 313만원이 된다. 그런데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단가를 평당 376만4천원으로 인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사계약서 곳곳에 가계약서에는 없던 공사비증가요인을 상당수 신설하여 놓았다는 것이다. 이 신설조항으로 인하여 향후 발생할 비용만 약 2천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500여 조합원 1인당 평균 약 7천8백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공사단가 인상분까지 합하면 1인당 1억5천만원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조합원들이 이 계약서의 시정을 위하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동부지법에 관리처분계획무효소송과 공사계약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구청과 각계에도 그 부당성을 진정하는 등 대책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중이다.
조합원들은 대표적 불공정조항으로 우선 분양수입금으로 시공사의 공사비를 최우선적으로 상환하도록 한 조항을 들고 있다. 재건축사업은 착공시점에 총 분양대금의 20%(총 1조원 공사이므로 약 2,000억원)의 돈이 계약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그 돈을 시공사의 공사대금을 최우선적으로 상환토록 되어 있는 것이다. 계약금이 들어오는 시점에는 그동안의 사업경비와 조합원이주비대출이자로 조합은 수백억원을 시공사로부터 유이자로 차입해 쓰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업비가 소요되는데, 그 차입금 상환과 당장 사용할 사업경비는 뒤로 하고 아직 투입도 되지 않은 시공사의 공사비를 먼저 지급하라는 것이다. 더욱이 조합이 시공사에 고율로 배상하는 연체료까지도 공사비보다 후순위로 밀리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돈은 시공사에게 선급금으로 지급하고 정작 자기들의 사업비용은 시공사로부터 유이자로 차입해 쓰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또한 가계약서에는 없던 각종 부담조항을 신설하여 연체료로만 향후 약 200억원을 조합이 시공사에 배상하게 될 것으로 조합원들은 보고 있다. 연체료 부담 사유도 60일이내 관리처분계획 미인가, 30일내 분양승인 미승인, 각종 사업일정의 지연 등이 있는데, 관리처분계획인가와 분양승인은 구청의 소관사항으로 정부의 주택정책 등에 따라 얼마든지 인가 시기가 유동적일 수 있는데 그 책임을 조합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고, 사업일정 지연도 그로 인하여 조합원들은 이주비대출 이자 증가, 입주 지연 등 손실이 막대한데 시공사만 연체료를 받겠다는 발상은 공동사업주체로서의 정신을 망각한 처사라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그리고 당초 이주의무기간도 10개월이던 것을 7개월로 단축하여 조합이 시공사에 부담할 연체료만 더 늘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체료 부과 대상원금도 시공사로부터의 차입금뿐만 아니라 투입공사비까지도 포함하고 있어 연체료 부과 대상 원금규모도 어마어마한 실정이다. 또 연체료 부과시점도 연체발생일 부터가 아니라 최초 차입한 날로부터 소급하여 부과하도록 하는 등 도저히 정상적인 계약서로는 볼 수 없다고 조합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그 외에도 사업계획인가조건 이행에 들어가는 공사비도 당초 공사비에 포함하였던 것을 이번에 제외하였고, 공사비산출내역서도 본계약서에 첨부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이번 본계약서에는 그마저도 제외하여 조합이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의 적정성을 검증할 방법이 없게 되었다. 그 외에도 상당수 내용이 조합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되어 있다고 조합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조합은 본계약서가 관리처분총회에서 조합원의 동의를 받아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으나, 전문지식이 없는 조합원들이 본계약서의 55개 조항을 보고 그 적부를 알 수도 없고 당시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가계약서가 존재하는 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조합은 본계약서를 조합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가계약서와의 비교표를 만들어 어느 조항이 어떻게 변경되었다는 것을 총회 전에 조합원들에게 설명하였어야 한다고 조합원들은 주장하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대폭적인 변경은 대법원 판례에 의거 조합원 2/3 동의를 받아야 할 사항이므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총회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계약서는 재개발,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고 조합원들의 이익에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조합은 신중히 계약을 체결하였어야 함에도, 사업의 신속한 진행에만 급급한 나머지 공사계약서 각 조항의 중요성을 간과한 결과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계약을 맺게 되었다고 조합원들은 조합집행부를 성토하면서 국내 굴지의 메이저급 시공사가 조합집행부의 비전문성과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려는 의욕을 기화로 당초 자신들이 입찰시 했던 약속을 어기고 이러한 몰상식한 계약조건을 내놓은 행위에 대하여 분노하고 이러한 불공정한 계약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 고덕시영아파트조합원 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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