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풀피리

입력 2025년05월18일 19시57분 박정현 조회수 4998

(가정의 달 5월 어머니를 그리며)

 그리운 풀피리

(권곡眷榖) 박정현

보리밭 언저리,
풀잎 하나 입에 물고
삘릴리, 삘릴리 불던 어머니,
그 소리 속에 서러움도
조용히 잠이 들었지요.

배곯던 날들,
우는 아이 안고
말라버린 젖을 안타깝게 내어주시며
풀피리로 입 맞추던 어머니,
그 숨결에 우리 마음도 포근했지요.

콧물에 눈물에 뒤범벅된 동생이
고요히 잠들던 저녁,
어머니 눈가엔
이슬처럼 맺히던 눈물이 있었지요.

이제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
어머니.
보리밭을 거닐며
그날의 햇살과 바람을 더듬다 보면
풀피리 소리가
바람에 실려 오는 듯합니다.

저만치 어머니가
두 팔 벌려 손짓하시는 것 같아
뛰어가 보면
텅 빈 보리밭만 하늘하늘 춤을 추네요.

하늘로 가신 천사,
우리 어머니.
그리움에 눈가에 눈물이 고입니다.
사랑합니다.
참, 보고 싶습니다.

결제하실 금액은 원 입니다.
무통장 입금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