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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되지 못한 마음 (권곡眷榖) 박정현 하늘은 말을 아끼고 비는 조심스레 내려 눈이 되지 못한 마음을 차가운 길 위에 풀어놓는다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마다 지나간 계절의 얼굴이 흔들리고 외투 속 숨결은 잠시 따뜻했다가 곧 사라진다 겨울비는 울음처럼 소리가 없고 기다림처럼 오래 남아 도시는 젖은 기억으로 반짝인다 눈으로 오지 못한 슬픔이 비가 되어 내리는 밤 나는 그 빗속에서 조용히 한 계절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