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효선 개인전 <밤의 정원>, ‘지탱됨’의 감각을 그리다

입력 2026년01월31일 13시59분 김가중 조회수 176

하랑갤러리


 

 

권효선 작가의 개인전 밤의 정원이 오는 2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요가 수행에서 체화된 신체 감각을 회화로 풀어내며, 상징적 죽음 이후 다시 삶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권효선의 회화에서 은 두려움이나 공허의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몸이 모든 무게를 바닥에 맡기고, 의식은 유지한 채 의미와 판단을 잠시 내려놓는 상태에 가깝다. 작가는 이러한 감각을 화면의 정서적 배경으로 삼아 반복적으로 호출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극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지 않는다. 무엇을 성취하거나 증명하지 않은 채, 서 있고, 앉고, 눕고, 바라보는 등 최소한의 움직임을 반복한다. 이는 삶의 목표 이전에 지속되는 일상의 흐름을 드러내며, 화면에 스며든 불안 역시 결핍이 아닌 이전의 자아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흔들림으로 나타난다.

 

작품 속 색과 붓질은 이러한 상태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강한 색 대비와 대담한 터치는 균형이 막 형성되는 순간의 긴장을 담아내며, 형상은 고정되지 않은 채 흐트러져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세밀한 재현보다는 순간의 움직임과 우연성이 강조되며, 그 결과 시간과 행위의 흔적이 화면 위에 남는다.

작업의 출발점은 작가의 개인적인 요가 수행이다. 특히 수행의 마지막 단계인 사바아사나(savasana)에서 경험한 짙은 어둠은 작품 속에서 이라는 메타포로 전이된다. 작가는 이를 단순한 휴식이 아닌, 자아의 작동이 멈춘 채 지탱됨만 남아 있는 상태로 해석한다.

 

밤의 정원은 감정을 해소하거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모호하고 불완전한 상태에 머무는 시간을 제안한다. 관람자는 이 정원의 밤을 통해 멈춤의 지점에 서서, 자신의 몸과 감각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작가 노트

 

본인은 색 대비와 자유롭고 대담한 붓질,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흐리는 방식을 통해 섬세한 환상과 불안을 시각화한다. 작업의 모티브는 개인적인 요가 수행을 통해 체화된 감각을 기록한 일기에서 출발하며, 특히 수행의 마지막 단계인 사바아사나에서 경험되는 짙은 어둠은 작품 속에서 이라는 메타포로 전이되어 반복적으로 호출된다.

 

시체 자세라고도 불리는 사바아사나는 짙은 어둠 속에서 완전한 이완 상태가 되어 바닥에 전신을 맡기고, 자아의 작동을 잠시 중단시키는 체험으로 이끈다. 본인은 이를 단순한 심리적 위로가 아닌, 의미와 판단, 주체 이전에 지탱됨만 있는 상태로 보았다. 이는 상징적 죽음을 통과한 신체가 다시 삶 속으로 스며드는 구조적 재배치의 순간이다.

 

회화 속 인물들은 자아의 과잉이 제거된 주체로 목적 없는 반복 즉, ‘살아있음의 최소 단위를 수행하는 존재들이다. 이 과정에서 안정된 일상 위로 불안과 환상이 교차한다. 그러나 이 불안은 실패도, 결핍도, 미완성도 아니다. 상징적 죽음 이후 옛 자아로 다시 봉합되지 않은 상태이며, 본인의 회화는 그러한 신체의 잔여가 색과 붓질로 회귀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전시 정보

 

참여 작가 ㅣ 권효선

전시 기간 ㅣ 2026. 2. 3()- 2. 15()

관람시간 ㅣ 11 am- 5 pm

장소 ㅣ 하랑갤러리

주소 ㅣ 종로구 자하문로 3845, 1F

휴관 ㅣ 월요일

관람료 ㅣ 무료

문의 ㅣ(02)365-9545

사이트ㅣhttps://galleryharang.com/306

 

 

전시 서문

 

권효선의 회화는 깊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이 어둠은 두려움이나 공허의 상징이라기보다, 몸이 더 이상 자신을 지탱하지 않고 바닥으로 모든 무게를 넘기는 순간과 가까운 감각이다. 의식의 긴장이 풀리고, 스스로를 규정하던 목소리가 잠잠해질 때 드러나는 그 상태는 작가의 화면 속에서 반복적으로 호출되며 하나의 정서적 배경이 된다. 이때의 밤은 수면 이전의 어둠이 아니라, 의식을 유지한 채 아무것도 쥐지 않는 시간이다.

 

이번 전시 <밤의 정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별한 사건을 겪지 않는다. 그들은 무엇을 성취하거나 증명하지 않으며, 극적인 서사의 중심에도 서지 않는다. 대신 서 있고, 앉고, 눕고, 바라보는 등 가장 단순한 움직임을 반복한다. 이러한 모습은 삶의 목표나 의미 이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는 일상의 흐름을 보여준다. 화면에 스며든 불안한 기운은 결핍의 신호가 아니라, 이전의 자신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흔들림에 가깝다.

 

작품 속 색과 붓질은 이러한 상태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서로 부딪히는 색의 대비, 화면 위를 가로지르는 과감한 터치는 균형이 태동하는 순간의 팽팽함을 머금는다. 구체적인 형상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이내 흐트러지며 추상에 가까워진다. 작가는 세밀한 재현보다 순간의 움직임과 우연성을 택하고, 그 결과 화면에는 시간의 흔적과 행위의 잔상이 고스란히 남는다.

 

<밤의 정원>은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모호하고 불완전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관람자가 그 경계에 잠시 머물도록 초대한다. 이 정원에서의 밤은 끝을 가정하지 않은 채 지속되는 시간이며, 흩어졌던 시선을 거두어들이고 자신을 회복의 궤도로 되돌리는 출발점에 가깝다. 작가는 그 미세한 고요를 포착하여, 저마다의 몸으로 멈춤의 지점에 서서 자신이 서있는 자리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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