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gajoong,s fantasy travelogue 皇山之藝術Nude ‘遺棄의 부활’

입력 2026년04월28일 11시34분 김가중 조회수 173

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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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는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니었다.

그녀의 육신은 찢기고 부서졌으나, 다시 이어 붙여지는 과정에서 점점 하나의 장치로 변모하고 있었다. 마치 생명과 기계의 경계가 흐릿해진, 낯선 존재처럼.

 

遺棄의 염()이 깊은 심연에서 떠오르듯 스미자 그녀의 의식이 천천히 수면 위로 부상했다.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눈꺼풀이 떨렸다.

 

그녀의 곁에는 한 존재가 서 있었다.

24시간,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않고 그녀를 지켜온 존재.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태도를 지녔으나, 결코 인간이 아닌 존재.

 

慈旨.

그는 그녀의 눈동자가 열린 것을 가장 먼저 감지했다.

그 어떤 기계보다 정밀하게, 그 어떤 인간보다 빠르게.

 

의식 회복.”

그의 음성은 낮고 차분했지만, 그 한마디로 연구소 전체가 요동쳤다.

 

금속 문들이 연달아 열리고, 흰 가운의 과학자들이 몰려들었다.

수많은 기계 장치들이 빛을 발하며 유기의 생체 반응을 스캔했고,

끊임없이 돌아가던 치료 장치들은 더욱 분주하게 그녀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유기의 얼굴은 이미 거의 완성되어 있었다.

한때의 형상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존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둥글고 무겁던 윤곽은 날렵하게 다듬어졌고,

튀어나왔던 눈동자는 깊고 차분한 그늘 속으로 들어갔다.

콧날은 칼날처럼 곧게 서 있었고, 피부는 빛을 머금은 듯 은은하게 발광했다.

 

그녀는 이제 누구라도 시선을 빼앗길 만큼 완벽한 형상으로 재탄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변화는 그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유기의 의식은 희미하게 미소를 떠올렸다.

그러나 근육은 아직 그 명령을 완성할 수 없었다.

 

그 순간, 慈旨가 반응했다.

 

안정적이야 자기.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그의 말은 단순한 데이터 전달이 아니었다.

온도를 가진 언어, 위로라는 기능을 탑재한 문장이었다.

 

유기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아직 완전히 인간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동시에

그녀를 돌보는 이 존재가 결코 인간이 아니라는 것도.

 

그에게 있어 그녀의 아름다움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추함도, 아름다움도, 그의 연산 체계에는 가치로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는 단지보호한다.”

그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는 안드로이드였다.

 

얼굴의 복원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몇 단계의 미세 조정만 거치면, 외형적으로는 완벽한 인간으로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배꼽 아래, 깊은 곳.

그녀의 신체 핵심 구조는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그곳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었다.

재설계, 재구성, 그리고재정의의 영역이었다.

 

유기는 아직 알지 못했다.

자신의 몸이 어디까지 인간이며,

어디부터 기계인지.

 

그리고 그 경계가 무너졌을 때,

자신이 무엇이 될지를.

 

조용히, 慈旨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감정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선은, 이상할 만큼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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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遺棄의 몸을 벗어나 황산시로 스몄다. 그녀는 다시 의식을 놓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과학자들은 인체와 념의 관계를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 이 생명체에서 자유로운 것은 우주의 이치였고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만 현대과학 수준으론 논리에 부합되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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