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애상

입력 2024년11월29일 07시59분 박정현 조회수 4254

가을 끝자락에서

 가을 애상

(권곡眷榖) 박정현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숲,
낙엽은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시간의 강을 따라 흘러가듯,
가을은 조용히 이별을 준비한다.

눈부셨던 여름의 잔상은
점점 흐려지고,
기억 속의 온기마저
서늘한 바람에 씻겨 간다.

붉게 물든 단풍잎은
마지막 불꽃처럼 타오르고,
지나간 계절에의 미련이
마음 한구석에 머문다.

가슴속 깊이 자리한 공허함,
그 속에서 잔잔히 울리는
낯익은 멜로디.
그리움은 항상 가을을 닮았다.

어느새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고,
밤은 길고도 깊어진다.
하지만, 이별의 끝에서 피어날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며,
나는 또 한 번 가을을 맞는다.

결제하실 금액은 원 입니다.
무통장 입금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