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꽃지의 속삭임

입력 2024년12월16일 17시31분 박정현 조회수 3558

꽃지 겨울바다

 겨울 바다, 꽃지의 속삭임

  (권곡眷榖) 박정현

바람이 불어오면
소금기 어린 숨결이
얼어붙은 파도 위로 흩날립니다.

고요 속에서
하얀 포말이 부서질 때마다
한 줌의 추억이
눈송이처럼 내려앉습니다.

겨울의 꽃지는
빈 바다를 품에 안고
차가운 햇살을
등 뒤에 걸치고 섭니다.

떠나간 여름의 흔적은
모래알 틈 사이에 잠들었고
파도의 발자국은
찬물결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겨울바다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서늘한 품 안에서
가장 따뜻한 이야기가 피어날 겁니다.

꽃지의 겨울은
멀리서 온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며
침묵 속에 살아 있습니다.
말없이,
하지만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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