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貴賤)

입력 2024년12월17일 08시19분 박정현 조회수 3879

돌아가는 길

 귀천(貴賤)

  (권곡眷榖) 박정현

돌아가는 길,
바람이 속삭이듯 내게 말을 겁니다.
"지친 발걸음이여, 이제 쉬어라."
하늘은 푸르고, 흙내음은 따뜻하니
이 길 끝에는 평화만 있을 테지요.

꽃잎은 바람에 춤추고,
물결은 별빛을 안고 흐릅니다.
내가 스쳐간 자리마다,
어느덧 흔적도 없이
그리움만 남겠지요.

삶이란 긴 여행이 끝나면,
한줌 흙으로 돌아갈 뿐.
슬픔도, 기쁨도,
모두 이곳에 머물러 놓고 떠나는걸요.

그대여, 나를 기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내가 사랑했던 시간들과
내가 머물렀던 이 땅이
따스한 빛으로 남기를.

돌아가리라.
고요한 품으로,
한줄기 빛이 되어
하늘로, 흙으로 스며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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