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거 직시 않으면 신뢰 쌓을 수 없어”
(한국사진방송) 김대식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사진=청와대 제공)
특히 북한에게는 "북한이 마음의 문을 열어 추석을 전후로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최근 상황이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미 양국 국민들 사이에는 신뢰의 저변이 매우 넓고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과 많은 사람들은 한류와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가 국민들의 이런 마음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제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들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또 대통령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관련해 "지금 동북아 지역은 경제적인 상호 의존은 크게 증대되고 있지만, 역사와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커지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북아 국가들이 다자간 대화의 틀을 만들어서 가능한 분야부터 대화와 협력을 시작해 신뢰를 쌓아가고, 안보 등 다른 분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자는 것이 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지금까지 이루어내지 못했던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공동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동북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계속해서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북한의 핵 포기와 국제사회 동참을 거듭 촉구하면서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어제 남북이 합의한 개성개성 사태 재발방지와 국제화를 계기로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며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이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말하고,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북한에 거듭 제안했다.
이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억지력이 필요하지만,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해서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 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 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앞서 이날 경축사 모두에 먼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는 감사의 뜻과 함께 "정부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유적과 기록을 보존·관리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건국 직후 전쟁의 상처와 가난에 시달렸고, 기술도, 자본도, 자원도 없었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며 "국민들의 의지와 투혼으로 일어나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숱한 역경을 헤치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 국민들이 계셨기에 1970년대의 석유파동도, 1997년의 외환위기도, 2008년의 국제 금융위기도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지 못했다"며 "불과 두 세대 만에 우리는 세계 8위의 무역대국이자 세계 최고수준의 IT 선도국가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문화는 한류의 흐름을 타고 세계인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으며 지구촌 곳곳에 평화 유지군을 보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의 기적은 온 국민이 함께 이뤄낸 영광된 것이었고, 실로 위대한 여정이었다"면서 "저는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어온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 이제 또 다른 기적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저는 진정한 의미의 광복과 건국은 한반도에 평화를 이루고, 남북한이 하나 되는 통일을 이룰 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와 국정 과제들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그런 국정운영의 틀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이제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거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나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불안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과 문화를 향유하는 풍요로운 사회, 일자리와 경제활력이 넘치는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정부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 잡아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고,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신뢰사회의 기반을 닦아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렇게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 진정한 선진국을 향한 길에 나서겠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틀을 구축해 왔다"고 소개했다.
계속해서 "앞으로는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를 믿고 다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울 때일수록 작은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한 "새 정부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통해 함께 커가고, 창의와 열정으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며 "그 길에 저도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나서서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 기업들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수차례의 위기와 도전을 국민들이 힘을 모아 기회로 바꾸어왔다"고 전하면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가지"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국민들의 저력과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활짝 열고 품격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정치권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새 시대를 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광복절 행사와 관련해 청와대는 "광복절 행사는 국가 유공자가 직접 참여해 광복절 행사를 빛냈다는 데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애국가는 유공자 외손녀인 윤하와 흥사단 회원, 3·1절 합창단의 제창으로 불려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8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좌진 호 진수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 광복절 기념 경축공연에서는 가장 치열했던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전투 장면과 더불어 독립군가를 부름으로써 굳건한 역사의식을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오늘의 한국을 이룬 과정이 정말 위대하고 자랑스러워"
"국민이 행복한 나라,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나라로 발전시켜야"
한편 박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행사에 앞서 비공개로 진행된 환담장에서 "광복절을 맞으면 지나온 역사를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되지 않느냐"면서 " 정말 험난하고 어려운 여정이었는데 우리 국민들이 그 때 그 때마다 이뤄낸 일들, 오늘의 한국을 이룬 과정이 정말 위대하고 자랑스러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오늘이 있기까지 순국선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이런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분들께 우리가 더 크게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더 열심히 해서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이 행복하고 세계 속에서도 우리가 뭔가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이런 나라로 계속 발전해나가게 된다면 해마다 맞게 되는 광복절이 더욱 뜻 깊게 되지 않을까 한다"며 "'그게 희생하신 우리 선조들께 보답하는 길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다시 한 번 경건하게 가다듬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올해가 또 한·미동맹 60주년에다 정전 6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는데 만약 나라가 발전하지 못했으면 빛을 잃지 않았겠느냐"면서 "나라를 발전시켜 놓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더 뜻 깊게 모두가 기뻐하면서 축하를 하는 그런 의미있는 해가 됐다"고 말했다.
정부, 이산상봉 회담 곧 제안…후속 조치 착수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공식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행사는 대통령의 제안과 추석이 한 달여 정도 남은 점을 감안해 구체적인 조치를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우리 측 상봉 신청자는 7만 3천 여명 정도로 최대한 많은 인원이 상봉해 이산의 아픔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석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일에 기계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성과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16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제안한 비무장지대 평화 공원 조성도 관련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추진할 방침이다.
새누리 “박 대통령 8·15 대북 제안 환영”
새누리당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추석 전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의 대북 제안을 한데 대해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개성공단을 매개로 북한과 한 단계 진전된 경제협력에 이어 인도주의적 차원의 교류 폭을 넓히자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인도주의적 교류에 있어서는 정치적 고려를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우리 이산가족과 북한 주민들에게 최대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반성과 자세 전환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만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며 적극 공감했다.
민주 “대통령의 통합과 포용 리더십 아쉬워”
민주당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해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한 대통령의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건국 이후 대한민국 역사의 한 축인 산업화의 성과는 일일이 열거했지만 다른 한 축인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은 피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재정 대변인은 특히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최근의 엄중한 정국상황을 풀어갈 소통과 상생의 리더십을 찾기 힘들었다"며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안이한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그러나 "박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은 환영한다"고 평가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등은 민주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올바른 역사·국가관 갖도록 역사 가르쳐야”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광복절 독립유공자와 유족 등을 초청한 오찬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역사 인식을 두고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거나 철지난 이념을 잣대로 역사를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일본이 연일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깨닫고 과거사 문제를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는 자세를 지키면서 새로운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애국지사 여러분들의 희생과 정신을 우리가 제대로 계승해야 할 최고의 가치로 삼고 존경과 예우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故 육영수 여사 39주기 추도식
고 육영수 여사의 39주기 추도식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됐다.
'육영수 여사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거행되는 이날 추도식에는 유가족과 정관계 인사, 추도객 등 7천여 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같은 시간 열렸던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면서 어머니인 육 여사의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에는 유가족 대표로 육 여사 추도식엔 매년 참석해 왔다.
고 육영수 여사는 지난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행사장에서 당시 조총련계 재일교포로 알려진 문세광의 피격을 받고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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