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실종 패션 캔디드 찍다가 파출소 갔다 온 이야기

입력 2013년08월30일 14시22분 김가중 조회수 3863

김가중의 사진으로 세상그리기

하의실종 패션 몰카 찍다가 파출소 갔다 온 이야기 김가중의 사진으로 세상그리기

* 역행의 원리를 이야기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생각나 소개한다.

(지하철 배따라기)
대학로를 거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다다다 한 남자가 죽기 살기로 달려왔다. 그 뒤를 빼딱구두를 신은 한 여자가 핸드백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야이 새꺄 너 거기 안서!” 필자와 역행하여 그 젊은이가 달려간 곳은 막다른 골목이다. 젊은이가 담벼락에서 무너져 내리고 여자가 카이사르처럼 늠름하게 두 다리를 벌리고 서서 핸드백으로 마구 남자를 갈긴다.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봐 주세요...”

여자의 새하얀 다리아래에서 젊은 남자는 울먹이며 파리처럼 싹싹 손을 비비며 두들겨 맞고 있었다. 잠시 후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또 한 남자가 달려왔다.

“야 됐어 가자.”

젊은 남자가 여자를 만류했지만 여자의 핸드백은 멈출 생각을 않는다.

“안 돼! 이런 새끼는 경찰서로 넘겨야 돼. 이 새끼가 나 어디를 만졌는지 알아? 나 말 못해, 이 새끼가 나 만진 곳을 내가 어떻게 말을 해, 야새꺄 그게 네 거야? 막 주물게 너 오늘부터 콩밥 좀 먹어봐. 그 전에 너 오늘 나한테 죽었어.”

김가중 식으로 약간 비약하여 퍼즐을 짜 맞추어 보면 비오는 날 먼데기 나게 두들겨 맞고 있는 어벙하게 생긴 남자가 떡 주무르듯 ...했고 여자는 자신의 애인인줄 알고 스르르 눈을 감고 즐기다가 다른 손 인 것을 비로소 알고 지하철에서부터 이 골목까지 단숨에 쫓아온 것 이다. (이 퍼즐이 제대로 맞았는지는 핸드백이 무서워 물어 볼 수 없었음)

 


홍대거리에서

혜화역 4번 출구를 올라오면 우리 사무실로 올 수 있다. 계단을 오르는데 환히 드러난 다리가 보였다. 여자들의 엉덩이나 유방, 다리 등을 뚫어지게 훑어보는 것이 누드작가의 습성이다. 그날도 역시 앞에 가는 여자를 그렇게 보았을 것 같다. 그런데 뒤에도 눈이 있는지? 그 다리 긴 여자가 갑자기 핸드백으로 엉덩이를 가렸다. 그 뒤를 따라 올라가던 수많은 모든 다리들이 일제히 가방으로 엉덩이를 가렸다. 무척 진귀한 광경이었다. 급히 카메라를 꺼내려 했으나 그럴만한 여유도 없었고 또 그 것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겨누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는 세상이 되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하의실종 패션인가가 대 유행을 하여 요즈음은 거의 엉덩이가 보일정도로 짧은 치마나 팬츠도 더러 눈에 띈다. 이 장면들을 다큐로 다루기 위하여 강남역 일대에서 다리 캔디드쵤영을 하다가 결국은 파출소로 끌려간 적이 있다.

유죄? 글쎄다.

다행히 예술가라는 것과 그 장면들을 촬영하여 전시회와 책을 내려는 목적이라는 것이 인정되어 별 탈 없이 풀려났고 그 뒤로도 심하다 할 정도로 그런 장면들을 많이 촬영해 내었다.

그런데 가방으로 그렇게 가릴라 치면 왜 그런 옷들을 입고 나오는 거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나에게만 보이기 싫어 가렸나? 치한취급을 당한 것 같아 영 기분이 찜찜하다.

언제인가 30만원짜리 외제빤쓰가 압구정 등에서 대 유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빤스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곤 “염병할, 그 빤스 자랑하고 싶어서 온갖 잡놈들한테 다 보여주려고 하는 짓거리 같은데 내 앞에만 와보라 30만원짜리가 아니라 300만원짜리라도 홀라당 벴겨 콱 박아버릴것잉께(카메라로).”

 


요즈음 텔레비전을 보면 담배 입에 대는 장면을 모자이크 하고, 길거리에 성기 조각품을 촬영해도 모자이크하고...연일 몰카 찍다가 구속되었느니 지하철에 수유실이 있느니 없느니..... 도대체 윤리란 것이 무어며 규범이란 것이 어디까지인지? 이러한 것들에 대한 기준도 모르고 개념도 없는 필자는 아무래도 아이큐가 두 자리인가 보다.

아무튼 작금의 사회적 분위기는

“한국의 여성들이여! 부르카를 입고 나와라, 제발.”

“한국인이여! 이슬람을 믿고 텔레반이 되자!”

고 캠페인을 벌려야 우리 국민들의 정서에 맞을 것 같다,

 

* 위 글과 작품 일부는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김가중 식 사진 컬럼집 “사진으로 세상그리기”에 수록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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