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때인데 우리들은 누군가가 죽기를 죽자 사자 기다리곤 하였다. 이렇게 말하면 장의사 따까리쯤 되는 걸로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동네의 누군가의 초상을 치루고 나면 몇 개의 동전을 얻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귀신이 집집마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달동네인지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죽어 나자빠져도 거적때기에 둘둘 말아 지게에 걸머메고 마을 주변의 산비탈에 병 걸려 뒈진 강아지처럼 몇 삽 흙덩이를 던져 놓고 마는 것이 우리 동네의 그 즈음 관습이었지만 그래도 어쩌다가 저승 가는 노잣돈으로 송장에게 몇 푼 던져 주기도 하고 혹은 죽기 전에 입던 옷가지의 솔기 속에 빠져 있던 동전 몇 개가 뽀악재 밑에 남아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죽은 이의 옷가지와 소지품등을 도랑가의 쓰레기더미 가에서 불을 놓아 태우곤 상주들이 가버리고 나면 씨불도 다 사그라지기전에 우리들은 꼬챙이로 잿더미를 뒤적여 동전 한 두개라도 얻어 걸리면 후후 불며 달려 간곳이 있는데 그곳은 아랫동네 시장 통에 있는 만화방이었다. 그 시절 공부는 어떻게 하는 건지 당췌 모르고 수업시간에도 땡땡이를 치고 만화방의 모든 만화는 달달 외울 만큼 다보고 신간 ...
|
![]() |